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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딩때 일진 옆구리에 바람 넣은 썰

때는 바야흐로 1980년......
박통이 깨그닥 했던 그때나 그 딸래미가 유체이탈을 자주하는 지금이나
어느 학교에나 일진이 있고 왕따 주동하는 넘이 있고 애들 삥뜯는 넘이 있고 그걸 다 하는 넘도 있다.

머 나도 존나 몬생긴데다가 공부도 그럭저럭 중간 정도 하던 넘이라 선생들의 관심을 받긴 힘들었고,
그래서 일진 패거리들에게 만만한 먹잇감이었지.

어느날부터 공사장에서 줏은 쇠톱을 숫돌에 갈았다.
두달쯤 갈았더니 제법 칼 모양이 났다.
병원에서 쓰는 붕대를 손잡이 부분에 감고 테이핑을 했다.
그리고 그걸 교복 뒷주머니에 꽂고 다녔다.

그날도 점심시간에 뒷다마 까이고 돈 뺏기고 점심까지 빼앗겼다.

다들 나른한 5교시에 나른한 수학 수업을 받느라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할 무렵......
벌떡 일어난 나는 뒤로 걸어갔다.
졸리는 넘은 책들고 뒤에 가서 서있다가 졸음이 가시면 자리에 앉고는 했으니 다들 신경쓰지 않았다.

수학선생이 판서하느라 칠판쪽으로 돌아섰을 때 두달 동안 만든 칼을 꺼내들고 대빵놈 옆구리를 쑤셨다. 
3번이나......

다들 소리지르고 난리났지.
그넘 비명소리 한번 처절하더라~
나는 피가 튀어 나오는 그녀석 옆구리에 손을 대고 피를 받아서 코와 입에 대고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봤다.

"흐~~~~"

그때 내가 냈던 소리는 이것 뿐이라고 하더라.
나중에 세월이 지나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 박사가 교도관의 몸을 해체하고 입을 다시며 음미하던 그 장면을 본 친구가 
"니가 저랬었어, 임마."라고 하더라.

난 "흐흐흐" 웃으며 똘마니들에게로 천천히 걸어갔고, 다른 아이들은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오지마", "미안해!!" 이런 소리를 들은거 같았다.
뭐 상관은 없었다. 무서워서 하는 소리지 반성의 결과물은 아니었을테니까.....

그때 나는 수학선생의 태클에 제압당했고 칼을 빼앗겼다.
요즘 초딩 5학년 정도 덩치밖에 안되는 내가 어른을 어떻게 이기겠어?

똘마니 시키들은 여전히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칼맞은 넘은 죽은 듯이 기절해 있는 걸 보고 나도 혼절했다......

며칠 뒤 열린 학교정화위원회(요즘 학폭위원회랑 같음)에서 정학 한달만 먹었다.
그넘 뒈졌으면 아마 퇴학에 소년원 송치되었겠지.
칼이 많이 짧았나봐.....
요즘 같으면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테고.....

칼맞은 넘 엄마가 "애비 없는 자식" 어쩌구 하는 소릴 했구, 교감쌤이 "고정하세요"가 아니라 "닥치세요"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어쨋든 그날 이후로 나를 건드리는 넘은 없었다.


난 돈없는 집안 애들 거둬서 가르치는 사립법인이 관장하는 학교에서 공고-공대를 다니고 ROTC를 했다.

칼빵 맞은 그넘은 대전 어느 시장서 닭장사 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후로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나한테 칼 맞은 후 그동안 저지른 범죄들이 드러나서 강제전학 갔거든....
"살인할 뻔한 넘은 남고 피해자인 울아들이 왜 전학가야 하냐"고 징징대던 그집 부모.....
어떤 애가 자살기도하고 결국 학교를 관둔 건 모르나 보네.....

똘마니들 중 두 넘은 얼마 전에도 보았는데, 대전지역 조폭에 아직 발 담그고 있는 듯 ..... 
조폭은 무슨.... 나이 50이 다되어 가는데도 보스도 아니면서 발 못빼고 있다면 그냥 생양아치 꼰대지.....


자식이 당하며 사는 것보다 자식이 남을 괴롭히며 사는 것에 더 긴장해야 하는데,
대체로 지새끼 소중한게 인지상정이라 학교폭력과 왕따는 사라지기 힘들다.
결국 자살 아니면 살인, 혹은 미수사건이 계속되는 거지.

어쨋든 분노를 상대방에게 터트리면 살인이 되고,
약해서 당한 것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넘기면 자살이 되는 거야.


왜 뜬금없이 이 얘기가 생각났냐면.....
그날 나를 덮쳐서 더 큰 불상사를 막았던 수학쌤 장례가 오늘 있었거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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